무심해 보이시지만 팀원의 고민은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던 분. 어떤 날 "그 이슈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으셨을 때, 속으로 많이 놀랐어요.
내부 디자인 시스템을 함께 만들었던 프로젝트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과감한 청둥오리님이 컴포넌트 API 일관성을 잡아주셨는데, "왜 이렇게 설계했는가"를 한 컴포넌트마다 문서화하셔서 이후 누구나 같은 기준을 쓰게 됐어요. 콘텐츠 큐레이션 실험을 여러 번 같이 돌렸어요. 실험이 하나 실패할 때마다 "안 됐다"로 끝내지 않고 어떤 조건에서 어떤 유저군이 반응했는지까지 쪼개서 정리해 오시던 모습에서, 실패를 자산으로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코드 리뷰에서 "이 부분은 왜 이렇게 하셨어요?"라는 질문을 통해 제 가정의 구멍을 여러 번 찾아주셨어요. 정답을 직접 주지 않고 질문으로 되돌려주셔서, 제가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방식이었죠. 그런 리뷰를 받고 나면 다음 PR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됐습니다. CEO 리뷰를 앞두고 다들 초안을 수정하느라 정신없었는데, 과감한 청둥오리님이 핵심 메시지 3줄로 정리해주셔서 회의가 살았습니다. 덕분에 초반 10분에 핵심이 다 전달됐고, 질문 타임이 훨씬 깊어졌죠. 발표 끝나고 CEO가 "이번 리뷰 잘 준비했네"라고 말했는데, 그 문장 안의 대부분은 과감한 청둥오리님 덕분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기술 의사결정 근거가 훌륭하지만, 최종 선택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해주시면 비전문가도 따라가기 편할 것 같아요. 문서는 촘촘하지만 그 문서를 다 읽을 수 없는 이해관계자가 많거든요. 상단에 "TL;DR" 한 줄을 더하시는 습관은 과감한 청둥오리님의 역량을 조직 전체가 활용하게 해줄 겁니다.
처음 팀을 꾸리는 리드 포지션에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사람 보는 눈이 있어요. 함께 일할 사람을 고르는 안목과 그들을 성장시키는 감각이 동시에 있는 분이라, 초기 팀 빌딩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다시 같이 일할 기회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선택할 것 같습니다. 업계가 좁다 보니 어디선가 다시 만날 것 같기도 하고, 그때는 각자 더 성장해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