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보고 판단하자"가 담대한 메기님의 기본 자세였어요. 시도 없이 포기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그 태도가 팀 전체의 문화가 됐을 정도입니다.
내부 디자인 시스템을 함께 만들었던 프로젝트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담대한 메기님이 컴포넌트 API 일관성을 잡아주셨는데, "왜 이렇게 설계했는가"를 한 컴포넌트마다 문서화하셔서 이후 누구나 같은 기준을 쓰게 됐어요. 사내 툴 마이그레이션을 같이 했습니다. 단순히 시스템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사람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라는 걸 담대한 메기님의 계획을 보며 실감했어요. 이관 기간 동안 생산성 하락이 거의 없었던 게 대단했습니다.
스펙 리뷰 때 반대 의견을 근거 있게 내시면서도 상대방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던 화법이 놀라웠어요. "그 부분은 이 데이터로 볼 때 이렇게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같은 어조로, 결코 단언하지 않으시면서도 결국 팀을 설득해내시는 모습을 여러 번 봤습니다. 그 대화법은 지금 제가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꺼내 쓰는 레퍼런스예요. 외부 감사 대응 때 문서 20장을 하루 만에 정리해 오셔서 모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달 전에 마쳤던 프로젝트의 의사결정 기록을, 누구도 다시 들춰보지 않은 맥락까지 복원해내셨어요. 평소에 작은 결정도 꼼꼼히 기록해두던 습관이 그때 빛을 발했고, 감사를 무사히 넘긴 뒤 팀 리더가 특별히 담대한 메기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를 전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자기 성과를 드러내는 걸 꺼리시는데, 조직에서는 드러내는 것도 일입니다. 주기적으로 정리해서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담대한 메기님이 해놓으신 일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겸손은 미덕이지만, 조직의 자원 배분은 드러난 기여를 중심으로 움직이거든요. 기술 의사결정 근거가 훌륭하지만, 최종 선택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해주시면 비전문가도 따라가기 편할 것 같아요. 문서는 촘촘하지만 그 문서를 다 읽을 수 없는 이해관계자가 많거든요. 상단에 "TL;DR" 한 줄을 더하시는 습관은 담대한 메기님의 역량을 조직 전체가 활용하게 해줄 겁니다.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플랫폼 조직에 추천해요. 이해관계자가 많고 시스템이 얽혀 있을수록 진가가 나오는 분입니다. 단순한 제품보다는 여러 팀의 합의와 기술 부채가 얽힌 곳에서 본인의 능력을 전부 쏟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빠른 실행과 꼼꼼함이 동시에 필요한 팀에 잘 맞을 거예요. 초기 스타트업도 좋지만 규모 있는 조직에서 더 큰 일을 벌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은 환경일수록 담대한 메기님의 조율력이 진짜 값어치를 발휘하거든요.
언젠가 어떤 조직에서 다시 만났을 때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는 분. 업계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이 꽤 높은데, 그날이 오면 반가운 얼굴로 인사하고 싶습니다. 담대한 메기님도 그러시길 바라요.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이 후기를 씁니다. 함께했던 시간의 좋은 부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담대한 메기님의 강점이 다음 팀에서도 제대로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