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 자주 바뀌는 프로젝트에서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감정과 판단을 분리하는 훈련이 몸에 밴 분.
모바일 앱 리뉴얼 v2에서 성능 최적화 워크스트림을 덤덤한 왈라비님이 리드하셨어요. 초기 로딩이 4초대에서 1초대로 떨어지는 걸 모두가 지켜봤는데, 한 번에 드라마틱하게 낮추는 게 아니라 매주 측정 가능한 개선을 쌓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광고 상품 런칭 때 덤덤한 왈라비님이 PM 역할로 여러 팀의 일정을 조율해주셨습니다. 가중치와 데드라인을 명시한 시트 한 장으로 모두를 같은 뷰에 올려놓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런칭까지 데드라인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분기 리뷰에서 자기 성과보다 팀원 기여를 먼저 말하시던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본인이 사실상 기여한 일들을 다른 이름으로 돌리시던 모습을 보며, 크레딧을 나누는 데 익숙한 사람이 팀 문화를 만든다는 걸 체감했어요. 그 덕에 팀이 서로의 기여를 더 잘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대규모 데이터 정합성 이슈가 발견됐을 때, 복구 스크립트를 몇 시간 만에 만들어내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손으로 SQL을 짜면서도 dry-run으로 검증 단계를 거치고, 실제 실행 전에 팀원 두 명에게 리뷰받는 절차까지 빼먹지 않으셨어요. 급한 상황에서도 프로세스를 생략하지 않는 태도가 놀라웠습니다.
우리 팀 밖 사람들과의 관계 구축에도 시간을 조금 더 쓰시면, 결정권이 팀 밖에 있을 때 훨씬 수월할 거예요. 지금도 팀 안에서는 충분한 신뢰를 쌓으셨지만, 바깥의 의사결정자들에게 덤덤한 왈라비님은 이름만 아는 정도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커피챗 한 번이 나중에 몇 주의 시간을 절약해줄 거예요.
기술 깊이가 중요한 포지션에 추천해요. 피상적인 논의로 끝나지 않게 끌고 가시는 분이라, 시니어 엔지니어 수준의 기술 판단이 필요한 자리에 잘 맞을 거예요. 엔지니어링 리드나 아키텍트 방향으로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 사이를 오가야 하는 자리에 잘 맞습니다. 양쪽 언어를 다 쓰실 줄 아시거든요. 프로덕트 매니저든 테크 리드든, 경계에 서는 역할에서 본인의 강점이 복리로 쌓일 겁니다.
이 후기가 조금이라도 다음 합류하실 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덤덤한 왈라비님이 가는 곳은 좋은 팀이 될 거라고 믿지만, 새 팀이 덤덤한 왈라비님의 강점을 알아보는 데 이 글이 한 마디 거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많은 말이 필요 없고, 그냥 고맙다는 한 마디만으로도 충분한 순간이 있습니다. 덤덤한 왈라비님에게는 그런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